[기획] 흰 작살을 머금은 바다

《흰 작살을 머금은 바다》는 백은선의 시 「침묵과 소란」에서 말하는 두 개의 태양인 침묵과 소란 그리고 영원한 춤에 대한 갈증을 ‘예술하는 마음과 행동’에 빗대어 표현한다. 여기서 예술하는 마음과 행동은 ‘실천’과 다르거나 같을 수 있는데, 실천을 추동하는 어떠한 운동성으로 바다에 맞닿아 기나긴 시간을 견뎌온 흰 작살(자갈)과 파도의 소실되지 않는 몸짓과 닮았다. 전시는 이러한 무수한 침묵과 소란 사이의 여정에서 만들어지는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소란에 앞선 침묵과 그러한 침묵으로부터 피어난 소란에 관해 이야기한다. 전시를 구성하는 4명의 작가가 만들어갈 장면들은 유한한 순간에서 분할된 단면이 아닌 무한한 연속에서 압축된 의미의 지속으로 끝없이 이어질 미완의 영역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 장면들을 과정이라 치부하거나 완성되지 않았다고 단언하기엔 이르다. 이는 허상으로 치부될 수 있는 감각의 아득함에 다가서는 일이며, 여타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소리 없는 과거를 담아내는 일이다. 또한, 밀려나는 감정을 마주하고 홀연히 사라지는 부재의 존재를 쫓아 시간과 경험이 가지는 무게와 두께를 드러내는 일. 한순간에 어떠한 사건과 장면으로는 귀결될 수 없기에 필연적으로 다음 장면과의 공백운 메꾸어야 할 영원한 갈증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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