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굴은 무대다

《동굴은 무대다》는 지하보도에서 전시장으로 작동하고 있는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가 보여준 공간의 장소화를 살피고, 이를 추동 시킨 인간의 ‘몸’에 주목한다. 전시에는 여러 공간과 세계에 자리한 몸들이 등장한다. 김연진과 박수연은 비가시적인 자신의 몸 내부를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원정백화점과 박미정은 미디어와 사회에서 다뤄지는 몸에서 파생된 이미지와 인식을 다룬다. 박소현이와 오라희는 타인의 몸에 새겨진 기억을 자신의 몸을 경유해 되짚어 본다. 그리고 전시는 전시장을 동굴로 바라본다. 전시를 보고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감각되는 눈부심이 전시장을 동굴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에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적용한다면, 감각한 눈부심은 진리에 가까울 것이고, 지나온 전시장은 벗어나야 하는 거짓된 세계일 것이다. 하지만 작업에 놓인 전시장은 거짓된 세계가 아닌 무대가 된다. 플라톤의 동굴에서 실재로 여겨지는 그림자가 일렁이는 무대가 아닌, 각자의 몸으로 받아들인 세계가 펼쳐지는 무대가 된다. 이렇듯 동굴은 무대이며, 눈부심은 ‘나’의 몸이 감각하게 될 세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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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23길 1, 예술의전당 앞 지하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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