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 겉필링: 출렁이는 좌표

견고한 세계에 대한 믿음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혼란과 반복되는 전쟁, 날로 심화되는 기후 위기와 사회적 갈등 속에서 안정적인 질서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시대를 관통하는 위기의 감각은 단순한 불안이나 공포를 넘어, 신체 깊숙한 곳에서 본능적으로 감지되는 불편한 감각으로 자리한다. 그것은 명확한 언어로 규정되기 전에 몸이 먼저 현실을 감각하고, 미처 소화되지 않은 감정과 직관으로 반응하는 형태로 드러난다. 이 전시 공간을 노아의 방주라고 가정해 보자. 전시는 정상성과 재난 사이의 경계에서 의미를 형성하며,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극단적인 긴장과 모순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사회 전반에 퍼진 불안, 신뢰 상실, 생생하게 다가오는 공포는 거대한 폭풍이 몰아치는 세계와 맞닿아 있다. 이 전시는 균열과 불안정한 흔들림 속에서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며 해석할 것인가를 질문한다. 신체적 직관(gut feeling)과 현실 감각이 연결되는 과정을 탐색하며,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다시금 자각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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